'소진'이라는 필명을 쓰는 윤성규씨(42). 그는 선물옵션 네이키드(합성전략을 취하지 않는 순수한 방향성 투기매매)만을 전문으로하는 데이트레이더이다.
윤씨는 선물옵션 전문회사인 포넷이 주최하고 있는 '파생펀드열전'대회에 지난주 '소진1호'라는 펀드로 참가해 5일 매매만에 74.64%의 수익률을 올렸다. 참여하고 있는 4개의 펀드중 일약 1위로 부상했다. 9일 하루 2000만원의 손실을 입기도 했으나 이후 거래에서 이를 전부 만회하는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윤씨는 앞으로 3개월동안 1000%의 수익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따. 그는 지난해 키움닷컴증권이 개최한 5회 옵션영웅전 대회에서 3개월동안 1041.64%의 수익률로 818명의 참가자중 1위를 차지한 전력을 갖고 있다. 터무니 없는 꿈만은 아닌 것이다.
윤 씨가 선물옵션 매매를 시작한 것은 1999년. 그는 이때부터 번 돈으로 사업에서 진 빚 10억원을 전부 갚았다.
네이키드매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개인투자자중 이처럼 고수익을 내며 장수하는 경우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하루하루 시장의 흐름을 꿰뚫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
윤 씨는 "요즘 유가 동향으로 큰 그림을 그리며 '선물 호가창', 현물 30분봉, 선물 5분봉 차트의 움직임으로 세부사항을 점검한다"고 한다. 2002년에는 장중 나스닥 선물지수, 2003년에는 나스닥지수가 우리증시 시세를좌우했지만 지금은 국제유가가 증시의 밑바탕을 그리고 있다는 것.
그리고 호가창의 매수, 매도 주문 변화를 보고 세력의 쏠림을 판단하며 포지션 진입, 청산은 5분차트를 보고 결정한다. 무엇보다 하루하루 손익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평정심을 내세웠다.
이를 통해 과거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는 4월, 5월에도 각각 45%, 55%의 수익을 냈다. 지난 3일에는 지수급락을 이용한 풋옵션 매수로 예탁금의 150%에 이르는 수익을 내기도 했다.
그가 언제나 이익을 내는 것은 아니다. 매매한 계좌의 일별 손익을 보면 하루 1000만원이 넘는 손실이 발견되기도 한다. 신(神)이 아닌 이상 100% 수익을 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손실을 곧바로 만회하는 능력이다.
윤씨는 "손실이 나면 그 즉시 손절매를 통해 최소화한다. 그러다 방향성이 제대로 맞았다고 판단하면 절대로 중간에 이익을 실현하지 않고 끝까지 키운다"고 강조했다. 1일 매매회전율이 통상 10배를 넘는다는 그는 장중 2~3회의 손실이 나면 '오늘은 안되는 날'로 판단하고 바로 매매를 접는다. 손실폭을 줄이고 이익은 키우다보니 하루이틀 손실은 단 한번에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 옵션매매가 지닌 위험을 알아야한다"고 누차 힘준다. 옵션 가격은 최근들어 등락폭이 더 심해졌다. 때문에 그는 10만원~20만원 하는 종목만 매매한다. 방향성에 확신이 선다 싶을 때 5만원정도의 외가격을 공략한다. 일반 투자자들처럼 1만원도 안되는 극외가격 옵션은 절대 매매하지 안흔ㄴ다.
그는 철저한 데이트레이더로 그날그날 승부를 낸다. 오버나잇은 한달에 2~3번 하는데 20%이상의 수익을 낸 상황에서 내일 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을 때에 한해서다.
윤씨는 돈이 모이면 투자자문사를 설립해 큰 자금을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스트레스가 심한 옵션매매는 접고 선물매매에 치중할 계획이다.
그의 꿈은 선물옵션시장의 지존에 오르는 것. 이번에 매일매일 손익을 공개하는 '신경쓰이는' 펀드 열전에 참여한 데는 자신의 존재를 시장에 조금씩 알리겠다는 취지도 있었다.
출처 2004-06-14 머니투데이
"소진"이라는 필명으로 재야에서 맹활약중인 윤성규씨는 "주식시장은 과거를 반복하는 게 아니라 언제나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주가를 예측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항상 변하는 시장에 맞춰 투자자 자신의 전략도 변해야 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윤 씨는 "선물옵션시장 개설 초기부터 매매를 해오면서 한때 높은 적중력을 보여 수십 억원을 벌었다는 고수들도 그 많은 돈을 다 날리고 더러는 "깡통"을 찬 사람도 상당수에 이른다"며 "고 지적했다.
아무리 뛰어난 고수라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눈깜짝할 사이 퇴출될 수 있다는 것. 투자자의 매매스타일은 항상 똑같은데 시장은 변하다보니 어느 시점에서부터는 적중률이 떨어지고 수익이 줄고 결국 손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윤씨는 "잘 나던 수익이 갑자기 줄거나 시장과 멀어지는 것을 발견했을 때는 매매스타일을 과감하게 바꿀 수 있어야한다"며 "매일매일의 전략을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수정하기 위해 연구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년간 시장과 호흡하며 느끼고 터득한 것을 토대로 매매를 한다"며 "트레이더로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유연성을 높여야한다"고 말했다. 보고 배운 것에 집착하거나 고집을 부리지 말고 언제든지 시세의 변화에 순응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윤씨는 "지금 하고 있는 기법이 맞지 않는다면 매매를 바로 접고 어떤 비용을 치루든지 새로운 스타일을 찾아나서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증시가 과거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게 조정받으면서 대부분 고수들이 적지않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윤씨의 이 같은 견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선을 다해 매매하고 연구해서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결국 "아웃"될 수 밖에 없는 게 비정한 현실인 것이다.
그러면서 윤씨는 최근 자신이 중기 시장동향을 점검하는 방법으로 △외국인을 비롯한 세력들의 외가격옵션 매집 여부(외국인이 외가격옵션을 지속적으로 매집한다면 시장은 그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세력들의 현물시장 동향(선물매매는 100% 신뢰하지 않는다) △일본 닛케이지수 움직임(최근 우리증시와 동행성이 높다)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윤 씨는 "그렇다해도 저점과 고점을 정확히 포착해 매매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세력들간의 힘의 쏠림을 잘 보고 진입, 청산시점을 판단내릴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네이키드(합성포지션을 취하지 않는 순수한 방향성 투기매매)매매를 통해 이익을 키우는 아이디어(피라디밍, Pyramiding)도 내놓았다.
네이키드 데이트레이딩의 경우 회전율이 높아 수수료만 증가할 뿐 실제 수익은 많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윤씨는 "대부분 일반투자자들은 이익을 짧게 실현하고 손실은 크게 키우는 오류를 반복하다 결국 증거금 부족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반대로 손절매는 빨리 결정하고 이익실현은 최대한 길게 가져가는 심리적인 수양이 필수적이다"고 힘주었다.
손절매를 빨리하면 바로 다음 기회를 노릴 여유가 생기고, 이를 통해 수 차례 반복해서 발생한 손실을 단 한번의 기회를 잡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오버나잇(시초가의 급등락을 예상, "대박"을 노리고 포지션을 다음날로 넘기는 전략)에 대해서도 "네이키드 매매에 있어 오버나잇은 자살행위와 다름없다"고 못박고 "피라미딩 전략으로써 20%~30%의 이익이 난 포지션이라면 확신이 강하게 설 때 한 달에 한두 번 실행할 수는 있다"고 제안했다.
이렇게 해야 방향성이 틀려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고 방향성이 맞다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윤씨는 행사 가능성이 낮은 1만원 미만의 외가격 옵션은 그 어떤 경우에도 매매를 하지 않는다며 최소 5만원이 넘는 종목만 매매한다고 했다. 윤씨는 오후 3시가 되면 모든 포지션을 정리하고 어김없이 2시간 가량 숙면에 든다. 하루 등락폭이 다른 상품과 비교할 수 없는 옵션매매이다 보니 마감종이 울리면 쓰러지듯 잠을 잔다. 평소 취침시간은 밤 11시경, 기상은 5시정도다. 이때부터 2시간 동안 체력단련을 한다.
그는사업하다 진 빚을 갚기 위해 파생매매를 시작했다고 한다. 작년 10억원의 빚을 다 갚았으니 1단계 목표는 이룬 셈이다. 올초 증권사의 딜러로 스카웃돼 제도권에 발을 디뎠으나 손실한도 관리 등이 자신의 매매와 맞지 않아 오래 머물지 못했다.
윤씨는 이제 선물옵션 트레이더중 최고가 된다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장을 던졌다. 요즘엔 이미지 관리를 병행하기 위해 언론의 인터뷰에도 조금씩 응한다. 자기의 이름을 걸고 파생펀드 열전에도 참가했다. 매일매일의 손익이 공개되는 투자자에게는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한꺼번에 많은 변화인데, 매매에 지장을 주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하루 몇 억원 잃는다해서 흔들리지 않는다. 돈으로 보지 않고 단순한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생각으로 매매하고 있다. 자신감이 있다."는 답이다. 투자자문사를 차려 큰 돈을 운용하고 외국인과도 맞설수 있는 "큰손"이 되겠다는 게 윤씨의 최종 목표다. 어느 나라보다 험난한 코스피 선물옵션시장에서 그의 장수와 고수익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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